BEAUTY / TECH
Apr 16, 2018

VR 뷰티

가상 뷰티 앱의 진화는 계속된다

“바르지 말고 눌러보세요.” 요즘 뷰티 신제품 론칭 행사장에서 가상 메이크업 앱으로 테스트를 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바르고 지우는 발색 체험의 번거로움을 탈피한 가상 메이크업 앱이 작년에 비해 더 주목받고 있는 것. 갤럭시 S9에 처음으로 탑재된 새로운 기능도 바로 VR이 접목된 ‘빅스비 비전 메이크업’이다. 화면 속에서 원하는 제품을 선택해 가상으로 화장을 해보는 것인데 현재는 헤라, 라네즈 등 아모레퍼시픽 소속 브랜드로 한정되어 있다. 직접 피부에 바르는 것이 제품 선택의 지름길인데 왜 굳이 이 분야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젊은 고객층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원주민이라 불리는 Z세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유치하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Z세대는 유년 시절부터 인터넷 등의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세대답게 신기술에 민감할 뿐만아니라 이를 소비 활동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반대로 브랜드 담당자들은 소비 패턴을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한다.
<뉴욕 타임스>가 디지털 분야에서 가장 높은 영예로 선정하기도 한 웨비 어워즈 Webby Awards에서 작년 최고의 미용 및 패션 응용 프로그램으로 꼽힌 Perfect365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래의 힌트가 보인다. 무료 AR 메이크업 앱으로 현재 1억 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Perfect365의 마케팅 이사 카라 하버 Cara Harbor는 메이크업 테스트를 둘러싼 위생 문제가 더 불거질 것이라 예고했다. “우리 앱을 사용하는 유저 중 Z세대의 화장품 소비자를 타겟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3%는 세균 및 오염에 대한 우려로 매장에서 테스터 립스틱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위생에 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다다랐으며 많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기술이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또 Z세대 고객 중 78%가 구매 전 얼굴에 적용한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메이크업 제품을 살 의향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가상 메이크업의 다양한 플랫폼이 Z세대와 연결될 것입니다.” 또 다른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AR 애플리케이션 제조사인 퍼펙트 코퍼레이션에서 개발한 유캠 YouCam과 제휴를 맺은 브랜드는 평균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일부 브랜드는 6배 더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는 것. 유캠의 조사에 따르면 AR 뷰티 앱 사용자는 화장품을 구매할 확률이 1.6배 높고 뷰티 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고객보다 2.7배나 많은 비용을 미용 제품에 지출했다. 과연 유캠의 마술은 에스티 로더에서도 일어나고 있을까. 에스티 로더는 올해 초부터 매장에서 아이패드를 통해 유캠×에스티 로더 앱 으로 VR 립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스티 로더가 출시한 모든 립스틱과 립 래커, 틴트 등 모든 제품의 전 컬러를 매칭해보고 자신의 휴대폰으로도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다. 시간을 절약하고 손등과 입술이 지저분해지는 일 없이 재빠르게 어울리는 컬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소장하기엔 리스크가 큰 블랙, 네이비, 브라운 등의 컬러로 입술을 물들여보는 재미와 화면 속에 비친 얼굴이 실물보다 훨씬 예쁘게 나오는 것도 이 앱이 즐거운 이유다. 작년 겨울 런던 코번트 가든에 오픈한 톰 포드 뷰티의 첫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도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한 기기를 갖춰 가장 유행하는 제형과 컬러의 립 제품을 모두 테스트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았다. 영상 기록 거울이 설치되어 있어 메이크업의 전 과정과 사용된 제품을 기록할 수도 있다. 브랜드의 가상현실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곳에서도 이어진다. 베네피트는 최근 인생 눈썹을 찾아주는 ‘브로우 트라이 온’ 서비스를 선보였다. 베네피트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셀카를 찍어 업로드하면 일자형, 아치형 등 눈썹 모양과 두께, 컬러까지 조정해가며 디자인해볼 수 있다. 쉽게 뽑고 깎을 수 없는 눈썹 특성상 시각화 서비스만으로도 만족스럽다는 평이다.
한편 스킨케어로 AR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론칭한 지 3개월 만에 2만여 명이 가입한 ‘스킨10 SKIN10’이다. 스킨10은 화면 속의 타원 안에 얼굴을 맞추면 정확한 혈점 위치가 잡히는 AR 마사지 콘텐츠를 제공한다. “집에서 셀프 마사지를 하려해도 맞는 혈점을 찾기가 어렵잖아요. 25년 경력의 에스테티션의 수기 마사지 테크닉이 적용된 혈점과 지압 순서가 자신의 피부 위에서 생생하게 움직이니 따라 하기 쉽고 효과도 크죠. 다만 휴대폰 거치대로 기기를 고정해야 두 손으로 마사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건 필요해요.” 스킨10을 기획한 컴포트 리츄얼 진산호 대표의 설명이다. 얼굴 축소, 탄력, 미백, 굿모닝, 굿나잇 총 5가지의 AR 마사지를 경험할 수 있으며 에스테티션들이 전수하는 피부 관리 레슨 영상도 볼 수 있다. 성형 없이 얼굴을 축소하는 셀프 마사지, 발레리나 어깨 라인 승모근 관리법이 특히 인기다. 피부 측정 시스템도 체계적이다. 셀카를 찍고 문진을 마치면 모공, 색소 침착, 주름, 유수분 밸런스 각 항목에서 피부 점수가 도출되어 나오며 같은 연령대에서 몇 등인지도 알려준다(내 경우 높은 점수를 위해 수분 팩을 잔뜩 바르는 반칙을 썼는데 그럼에도 36등이 나왔다. 꼼수를 빗겨갈 정도로 예리하다). “사진을 찍는 장소의 환경과 결과 값은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각도와 조명, 그리고 휴대폰의 카메라 기능에서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확한 점수라고 말하기 힘든 면도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피부 측정이 가능한 것은 물론 장점이지만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특정 장소에서 찍는다면 손쉽게 피부 변화를 파악할 수 있게 되죠.” 피부 측정 알고리즘은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스파앤컨설팅의 45개 스파에서 10여 년간 고객들을 관리하면서 확보한 방대한 피부 진단 데이터와 전문 피부 진단기구의 백데이터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대되는 건 카카오 택시처럼 위치 기반 서비스를 적용해 에스테티션과 소비자, 스파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부킹 시스템도 개발 중에 있다는 것. 여타의 브랜드 앱은 기승전‘제품’으로 귀결되기 마련이지만 스킨10은 순수 콘텐츠와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앱이다. 스마트 뷰티 시장은 이토록 전망이 밝다. Z세대에게 질투를 느낄 정도로 말이다.

EDITOR박은아

PHOTO박종하

HAIR심현섭

MAKEUP서은영

MODEL카티아

2018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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