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 DRINK
Mar 17, 2017

프렌치
로제와인

로제 와인은 레드도 화이트도 아니고, 생선 요리에도 가금류 요리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봄이 되면 프랑스 사람들은 로제 와인을 마신다.

프렌치
로제와인

“간장 소스를 뿌린 닭새우 요리에는 뭘 곁들여 마시나요?” “로제 와인입니다”라고 그 부인이 대답했다. 그리고 시장에서 구입한 신선한 갑각류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약간 핑크빛이 도는 닭새우에 로제 와인이라니, 우리는 모두 놀랐다. 레드 와인 전문가나 보르도 와인 애호가들은 로제 와인을 다소 따분하거나 심지어 평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로제 와인은 레드도 화이트도 아니고, 생선 요리에도 가금류 요리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로제 와인은 정의할 수 없는, 이도 저도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해마다, 특히 봄과 여름에 로제 와인을 마시는 것이 크게 유행한다. 이도 저도 아니건 말건, 어쨌든 프랑스 사람들은 화이트 와인보다 로제 와인을 더 많이 마신다.

내가 그 부인에게 왜 유명한 프랑스 와이너리, 샤토 라 고르돈 Chateau La Gordonne의 라 샤펠 고르돈 로제 2015 La Chapelle Gordonne Rose 2015를 선택하는지 묻자 그녀는 이렇게 대꾸했다. “이 로제 와인을 처음 맛봤을 때 곧바로 간장 소스를 뿌린 닭새우가 생각났어요.” 

유리잔에 따른 로제 와인은 옅은 핑크색과 딸기·라즈베리의 향기로운 아로마를 지니고 있다. 밝고 상쾌한 베리류의 과일 맛이 나는 우아한 와인이다.

그런데 그녀는 이 로제 와인을 맛보기 전에 산타 바바라 근처의 산타 마리아에 있는 버대드 와이너리 Verdad Winery의 뉴 월드(New World, 전통적 와인 산지인 유럽이나 중동이 아닌 호주, 아르헨티나, 칠레,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미국 등에서 생산된 와인) 로제 2014를 한 병 개봉했다. 이 와이너리에서는 스페인 포도로 버라이어탈 와인(Varietal Wine, 단일 포도 품종 혹은 한 가지 포도 품종을 보통 75% 이상 사용해 만들고 그 포도 품종으로 와인 이름을 표기한 와인)을 만드는데 이 와인에는 색다른 캐릭터와 포도원의 테루아가 담겨 있다. 이 버대드 로제 와인을 만드는 포도는 대개 그르나슈 Grenache 종으로 유기농법과 바이오다이내믹 농법(Biodynamic Farming, 유기농법과 비슷한 농업으로 1920년대에 사회운동가 루돌프 슈타이너가 개발했다)으로 재배된다. 

유리잔에 따른 로제 와인은 옅은 핑크색과 딸기·라즈베리의 향기로운 아로마를 지니고 있다. 밝고 상쾌한 베리류의 과일 맛이 나는 우아한 와인이다. 보통 로제 와인은 화이트와 레드의 중간이나 이 둘을 섞은 것이라고 여겨지는데, 사실 유럽연합에서는 화이트와 레드를 섞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예외는 샹파뉴뿐이다. 로제 와인을 제조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추수 직후 레드 그레이프를 압착하는 것이다. 보통 ‘홀딩 타임 Holding Time’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포도 껍질부터 과즙까지 컬러를 얻기 위해 포도를 압착기에 1시간에서 6시간까지 넣어놓는 것이다.

홀딩 타임에 따라 와인 컬러가 달라진다. 그래서 로제 와인의 컬러가 아주 옅은 핑크부터 마젠타까지 다양한 것이다. 와인 컬러는 또한 껍질에 포함된 안토시아닌의 정도와 강도, 그리고 안토시아닌의 분해율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그리스어로 ‘꽃이 피는’의 뜻을 지닌 ‘Antho’와 ‘파란색 염료’라는 뜻의 ‘Kyanos’로 이뤄진 안토시아닌 Anthocyanin은 식물 염료다. 카리냥 Carignan 종은 그르나슈 종보다 더 짙은 색의 와인을 생산하고 생소 Cinsault 종은 가장 밝은색 로제 와인을 생산한다. 

 

프로방스의 로제 와인

왼쪽부터 
아름다운 페일 로즈 컬러의 와인으로 신선한 과일과 달콤한 장미 향이 부드럽게 혀를 자극한다. <B>라 샤펠 고르돈 로제 2015.</B> 적당한 무게감과 복합미가 매력적인 <B>루이 로드레 로제 빈티지 2010.</B> 한 모금 머금으면 딸기, 라즈베리 등 과일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B>버대드 로제 2014.</B>
왼쪽부터
아름다운 페일 로즈 컬러의 와인으로 신선한 과일과 달콤한 장미 향이 부드럽게 혀를 자극한다. 라 샤펠 고르돈 로제 2015. 적당한 무게감과 복합미가 매력적인 루이 로드레 로제 빈티지 2010. 한 모금 머금으면 딸기, 라즈베리 등 과일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버대드 로제 2014.

드디어 간장 소스를 뿌린 닭새우 요리와 라 샤펠 고르돈 로제 2015가 서빙되었다. 완벽한 궁합이다! 섬세하고 훌륭한 여운을 지닌 풍부하고 강렬한 로제 와인이다. 이 샤토는 프랑스 남부 지방에서 가장 큰 곳 중 하나로 그르나슈와 시라 Syrah 종을 생산한다.

“지중해 기후 덕분에 포도가 햇빛을 듬뿍 흡수해 복합적인 과일과 꽃, 스파이시한 향을 담을 수 있습니다”라고 그 부인이 설명했다. 여름에는 강수량이 적고 햇빛이 강렬하며 포도나무 잎의 그늘 아래에서도 온도가 40℃를 쉽게 넘을 정도다. 그래서 포도는 밤에 손으로 수확한다.

우리가 저녁에 마신 세 번째 와인은 샹파뉴 하우스 루이 로드레 Louis Roederer의 로제 빈티지 2010 Rose Vintage 2010이었다. 다른 와인과 달리 65% 피노 누아 Pinot Noir와 샤르도네 Chardonnay가 섞인 와인이었다. 그런데 피노 누아의 진한 농도와 과일 맛, 콤팩트함을 샤르도네의 우아함과 순수함, 신선함이 능가한다. “정말로 로제 와인이 더 이상 단 하나의 스타일만 표현하는 건 아니랍니다.” 그 부인이 말했다. 그리고 빈 와인병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치어스!”

PHOTOGRAPHYWOO CHANG WON

WRITERCHRISTIAN GÖLDENBOOG

EDITORKIM JI YEON

TRANSLATIONPARK JIN YOUNG

DESIGNJIN MOON JU

20163월호

본 기사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기사를 재편집하여 올릴경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