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TRAVEL / VOX
Mar 13, 2018

예술을 통한 시간 여행

그 곳에 가면 예술이 있다

빛 발한 체육관

낡고 오래된 건물 안 나란히 자리한 교실, 이제는 한눈에 들어올 만큼 좁게 느껴지는 작은 운동장. 건축 스튜디오 아틀리에 리싱강 Atelier Li Xinggang이 완성한 톈진 대학 신 캠퍼스 내 체육관은 빛바랜 사진 속 자유롭게 뛰놀던 추억 속 그곳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곧고 단단한 원뿔 기둥 끝에 둥근 형태의 지붕이 파도처럼 굽이치고, 내부 구석구석까지 눈부신 빛을 가득 채우는 커다란 유리창을 스테인드글라스로 꾸며 어느 성당에 들어선 듯한 기분을 전해준다. 아치형 다리로 연결된 두 개의 거대한 건물에는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돕기 위한 강당, 실내 스포츠장 등 다양한 시설이 구비돼 있는데, 그중 햇살이 내리쬐는 수영장의 아름다운 풍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과 같다. 포토그래퍼 테런스 장 Terrence Zhang은 이러한 순간을 목격한 후 한 장의 사진으로 포착, 2017 아케이드 건축사진공모전 2017 Arcaid Images Architectural Photography Awards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개를 되찾는 완벽한 방법

예술을 통한 시간 여행

지금으로부터 20년 후, 일본은 극심한 전염병 위기에 처한다. 반려견의 급증으로 바이러스의 일종인 ‘도그플루 Dogflu’가 퍼져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만 것. 결국 수많은 개들은 모두 이른바 ‘쓰레기 섬’으로 추방되어버리고 사랑하는 반려견 스폿을 찾기 위해 소년 아타리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지난 2009년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Fantastic Mr. Fox>에 이어 웨스 앤더슨이 발표한 두 번째 스톱모션 영화 <개들의 섬 Isle of Dogs>은 독특한 설정과 흥미로운 주제로 애니메이션 작품 최초로 2018 베를린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미 <문라이즈 킹덤 Moonrise Kingdom>을 통해 드러난 기발한 상상력,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 속 등장하는 재치 있는 표현 기법을 한데 모았을 뿐만 아니라 장면마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어 감독 특유의 역설적 장면을 연출한다. 여기에 배우 틸다 스윈튼과 스칼렛 요한슨, 예술가 오노 요코 등 여러 인물이 직접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는 점 또한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경계의 편재

예술을 통한 시간 여행

갤러리 바톤에서 일본 현대미술가 7인이 참여하는 <경계의 편재 The Ubiquity of Borders: Japanese Contemporary>전이 열리고 있다. 일본을 넘어 국제 무대에서 공감대를 얻은 도무 고키타, 이즈미 가토, 다쓰오 미야지마, 다이스케 오바, 미카 다지마, 소즈 다오, 히로후미 도야마가 참여하는 이 전시는 모노하 物波의 등장 이후 전개되어온 다양한 형식 실험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어 흥미롭다. 전시 타이틀은 사와라기 노이(椹木野衣)의 저서 <일본·현대·미술>(2012)에서 인용한 것으로 저자는 “오늘날 일본에서 경계선이라는 개념은 복합화, 투명화, 편재화되었다”고 적고 있다. 경계가 투명하게 비가시적으로 편재될 때 예술은 이러한 경계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당면한 현실에 대한 사유를 요구한다.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일본 현대미술의 거장 다쓰오 미야지마의 숫자 피스 ‘Counter Spiral No 14’(2000)이다. 인간의 염색체 구조를 연상케 하는 이 숫자 조각 앞에서 숫자로 분절되는 시간의 경계는 해체되어, 오로지 한 개인의 신체에 내재된 고유한 리듬에 따라 재편된다. 전시는 3월 10일까지.

EDITOR박소현, 정세영

2018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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