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TRAVEL /
Jul 05, 2018

조용한 지적 휴식, 동네 서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온전히 품은 동네 서점 세 곳의 자기소개.

큐레이션 서점, 인덱스

조용한 지적 휴식, 동네 서점

1 서점을 만들게 계기 인덱스는 '땡스북스(Thanks Books)’의 대표 이기섭, 계간 <그래픽(Graphic)>을 발행하는 '프로파간다(Propaganda)’의 편집장 김광철, 그리고 글자연구소의 디자이너 김태헌이 주축이 되어 설립됐다. 우리 셋은 그래픽 디자인계의 일원으로 오랜 시간 인연을 맺어 오다, 소규모 문화 서점의 다른 버전을 실험하는 프로젝트로 인덱스를 시작하게 됐다. 당시 DPPA(마포출판, 디자인 진흥지구 협의회)에서 근무했던 유주연이 점장으로 합류했고, 이후 땡스북스에서 근무했던 제갈승현이 매니저로 합류해 총 다섯 명이 구성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조용한 지적 휴식, 동네 서점

2 인덱스의 위치를커먼 그라운드 결정한 이유 커먼 그라운드가 서 있는 ‘건대 입구’는 음식점과, 점포 그리고  ‘불균질한’ 건물들이 모인 서울의 전형적인 부도심 상업지구 중 하나다. 역 이름과 다르게 대학 문화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인근 성수동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 어찌 보면 문화의 불모지처럼 보인다. 거대 유동 인구가 부유하는 이 지역에서 인덱스가 과연 문화의 오아시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서점의 입지로 유리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적어도 문화적으로는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용한 지적 휴식, 동네 서점

서가의 배열에 있어 특히 신경  부분 ‘본격적으로 큐레이션을 지향한 서점’이라는 상정으로 출발한 것이 인덱스다. 책의 배열 그 자체가 큐레이션을 대변한다. 배열된 책은 최적의 체계로 색인 하려는 우리 ‘인덱스’ 상호를 담고 있기에 선정 주제에 대해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배열하려고 노력한다. 

4. 인덱스에서 주로 갈무리해서 내는 책의 종류 서점이 선정한 주제 그리고 책은 인덱스의 큐레이션 맥락 안에서 수집, 진열된다. 그러다 보니 단 한 권의 책도 이유 없이 서점에 입점하는 걸 원치 않는다. 무수한 책 중 특정한 책을 선정하는 기준, 그것이 어쩌면 서점이 세상과 대화하고 싶은 주제 그리고 테마일 것이다. 이것이 ‘큐레이션’ 서점 인덱스가 생긴 이유다. (글자연구소 디자이너, 김태헌)

그림책 서점, 박쥐

조용한 지적 휴식, 동네 서점

1 서점을 만들게 계기 매일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던 엄마라 시작하게 됐다. 첫째 아이가 올해 10살인데, 아마 돌 무렵부터 그림책을 읽어줬던 것 같다. 우연히 내가 둘째를 낳고, 셋째를 낳을 때까지 나 자신이 너무 무분별하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었단 사실을 그림책 이론 공부를 하면서 깨닫게 됐다. 세상엔 정말로 멋진 그림책들이 많고 그만큼 잘 선별해 보여줘야 아이들에게도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후 그림책을 찾아 도서관을 둘러보거나, 대형 서점도 돌아봤는데 책의 종류도 많고 원하는 책은 비닐에 쌓여 열람할 수가 없거나 하는 상황이었다. 그림책만 파는 서점도 특정 지역에 몰려 있거나 아주 먼 지방에 주로 분포돼있었다. 나처럼 그림책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엄마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리 아치울 마을에 아이에게 좋은 책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그림책 책방을 열게 됐다.

조용한 지적 휴식, 동네 서점

2 박쥐 서점이 고르는 책의 기준 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엄마들도 많지만, 루퍼스 서점은 그보다 좋은 그림책을 소장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서점이라고 보면 된다. 건강한 가치관을 심어주는 책을 기본, 아이에 대한 이해가 깊은 책, 부모가 아이의 세계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나 요소가 담긴 책, 상상력이 뛰어난 책, 현실과 비현실이 조화로운 책, 유머가 담긴 책, 내용이나 텍스트, 또는 그림만으로도 편견을 깨거나 시각을 넓혀줄 수 있는 책 등이 기준이다. 아직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그림책 속 그림은 하나의 시각 언어이기 때문에 그림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조용한 지적 휴식, 동네 서점

3 서가의 배열에 있어 특히 신경 부분 우선 대부분의 책 표지가 보이게 전면에 놓고 있다. 책을 고르기가 훨씬 더 수월하다. 그림책을 만드는 이들이 책의 얼굴인 표지를 얼마나 심사숙고하면서 정 했을지 생각한다면, 표지가 보이지 않는 게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다. 서점 가운데 원탁에도 늘 책을 올려둔다. 책의 구성은 주기적으로 바뀌는데, 주제에 따라 그때그때 배열도 바뀐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높은 선반에는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책 또는 외서를 두고, 그 아래 서가 한 줄은 고전이라 불리는 책을 상시로 둔다. 그 외의 서가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꺼내 볼 수 있게 해뒀다. (박쥐 서점 대표, 이민영)

어반북스의 상점, 도시서점

조용한 지적 휴식, 동네 서점

1 서점을 만들게 계기 어반북스는 ‘출판물’을 기본으로 ‘도시 생활 안에서의 쾌적한 미의식을 추구’하는 에디터로 구성된 크리에이터 집단이다. 무수히 많은 콘텐츠를 지면에 다루면서, 독자들에게 좀 더 다양하면서도 직접적인 경험과 메세지를 제안하고 싶었고, 그것을 위한 플랫폼으로 ‘도시 서점’을 만들게 됐다. 도시 서점의 네이밍의 경우, ‘어반북스(Urbanbooks)’와 ‘상점’, 즉 어반북스의 상점이라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 서점이지만 ‘에디터’들의 편집을 통해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이는 공간이자, 쇼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2 서가의 배열(공간) 있어 특히 신경 부분 도시서점에서는 90% 이상이 우리가 만든 책을 선보이고 있다. 열심히 만든 결과물을 어반북스답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서다. 책과 그 속에 나오는 인물, 브랜드, 오브제들이 하나의 맥락으로 보여질 수 있도록 각 프로젝트별로 적용하고 있다. ‘취향과 관점’이 도시서점의 공간 구성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조용한 지적 휴식, 동네 서점

3 도시서점이 고르는 책의 기준 어반북스에서 발행하는 <어반라이크>, <어반 리브>, <레투어>를 비롯해, <미스터베이커>, <식물수집가> 등처럼 우리가 저자로 참여한 단행본 혹은 매거진 등과 함께 그 안에 나온 오브제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가령, <어반라이크> 매거진 35호 이슈였던 ‘마이 스테이셔너리(My Stationery)’ 편에 나온 베를린 베이스 문구점 ‘루이반(Luiban)’의 스테셔너리라든지, <어반 리브> 도쿄 편에 나온 ‘야에카(Yaeca)’의 가방과 양말, <레투어> 일회용 카메라 등 어반북스와 컬래버레이션 하거나 관계가 있는, 직접 사용하는 물건들을 선별하는 식이다.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 작가와 컬레버래이션한 의자 세트나 그래픽 스튜디오 오이뮤와의 디자인 협업, 투빌더스하우스와의 유니폼 제작 등 국내 크리에이터들과의 작업을 비롯해, 비초에 바이 디터람스의 선반, 루이스 폴센과 아르텍의 조명 등 ‘오리지널’ 오브제를 활용해 공간을 꾸몄다. 지적인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Aesop)’, 지속 가능한 가치를 담은 패브릭 백 브랜드 ‘템베아(Tambea)’ 의 공식 판매처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단순히 판매를 위한 셀렉션이기 보다, 어반북스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반북스 편집장, 김태경)

프리랜서 에디터김나래

2018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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