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 BRAND STORY
Dec 06, 2017

미우치아 프라다를 만나다

건축과 예술을 대하는 프라다의 태도는 이 고택의 복원 사업을 통해 다시 한번 읽힌다.

서양식 둥근 정원이 있는 빌라 ‘룽자이’는 중국의 거상 융츙킹이 살던 집이다. 프라다는 지난 수년간 이 고택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향후 이곳에서 전시와 문화 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서양식 둥근 정원이 있는 빌라 ‘룽자이’는 중국의 거상 융츙킹이 살던 집이다. 프라다는 지난 수년간 이 고택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향후 이곳에서 전시와 문화 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아침의 풍요가 깃든 시각. 서구의 아케이드 개념을 연상케 하는 페닌슐라 호텔 상하이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잘 관리된 지식인의 표상. 엄격한 눈빛으로 공기마저 압도하는 미우치아 프라다가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앉아 있다.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오지 못한 채 커피에 의지한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아침 시간을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어 하지 않는 듯했다. 같은 시각 호텔 왼편으로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친 프라다 매장이 환하게 불을 밝힌다. 출입문 앞에는 ‘PRADA RONG ZHAI’라는 선전 문구가 적힌 팻말이 호위병처럼 서 있다.

동서양의 건축양식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룽자이’의 내부.
동서양의 건축양식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룽자이’의 내부.

어젯밤 전 세계에서 날아든 프레스는 미우치아 프라다 여사가 주최한 융숭한 파티에 초대되었다. 그리고 잊지 못할 밤을 보냈다. ‘PRADA RONG ZHAI’로 명명된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보았다. 완벽하다는 찬사가 절로 쏟아지는 그런 광경들이었다. 주지하다시피 프라다가 건축과 예술에 기여하는 방식은 남다르다. 특히 건축 분야에 대한 관심과 행보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형식으로 전개된다. 상하이의 역사적인 거리에 요요하게 자리 잡은 고택 ‘룽자이 RONG ZHAI’의 복원 사업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1899~1910년 사이에 지어진 이 주택의 소유주는 독일에서 해외로 추방된 인물로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고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거상 융츙킹 Yung Tsoong-King(1873~1938)은 이 저택을 구입한 뒤 유명 디자이너 첸춘장 Chen Chunjiang에게 개조를 의뢰, 첸은 현대적인 아르데코 양식으로 이곳을 변화시킨다. 상하이 내에서도 가장 둥근 서양식 정원을 지닌 룽자이는 융의 대가족에게 안락한 휴식처가 되었다. 이후 중일전쟁을 거치며 융의 사업이 몰락하기 직전까지 한 가문의 역사를 기록한 건축물로 기억된다.

미우치아 프라다를 만나다

미우치아 프라다를 만나다

수년간의 복원 사업을 마치고 ‘룽자이’에서 리조트 컬렉션 쇼를 선보인 미우치아 프라다.
수년간의 복원 사업을 마치고 ‘룽자이’에서 리조트 컬렉션 쇼를 선보인 미우치아 프라다.

미우치아 프라다를 만나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고택에 화려하게 차려입은 손님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중국의 여배우도, 뉴욕에서 날아온 영화감독도 눈에 띄었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섬세하게 다듬고 매만져진 고택 내완벽부의 곳곳이었다. 한 세기를 너그러이 품어낸 집안에선 오라가 느껴졌다.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감지되는 서정이 있었다. 미묘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누구도 해내지 못할 것 같은 일들이 그곳에 이루어져 있었다. 오래되어 낡고 힘을 잃어가는 것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 복원이라는 행위는 그 자체로 낭만적이다. 로마 시대의 건축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난형의 띠들은 상하이의 어느 고택 천장 위로, 벽으로, 난간 아래로 살아 움직였다. 안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주홍빛으로 물든다. 어떤 창에선 노란빛이, 붉은빛이 새어 나왔고 일렁였으며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했다. 한 글자도 고칠 것 없는 글처럼 완벽한 이 고택에서 미우치아 프라다 여사가 자신의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EDITOR정세영

201712월호

본 기사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기사를 재편집하여 올릴경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1

2